취업 역량 태도·스펙·경험
국가 지도자도 적용 가능
취준생 준비 자세 배워야
국가 지도자도 적용 가능
취준생 준비 자세 배워야

사정이 딱한 취준생들에게 종종 자기소개서와 면접 특강을 전할 때마다 그들의 눈에서 간절함을 읽는다. 자소서와 면접을 패스할 비결을 알려달라는 외침이 들린다. 정형화된 자소서 유형들이 있지만 합격의 당락은 결국 콘텐츠에 달렸다. 취업 컨설팅 업계에서 내놓는 자소서와 면접에 담아야 할 콘텐츠 유형은 다양하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태도·스펙·경험' 3가지 역량으로 재정리할 수 있다. 세 가지 역량의 합산 수치가 바로 합격을 좌우하는 '취업 역량'이다.
태도는 성실함과 적극성을 비롯해 창의성, 협력 마인드 등 조직문화에 적합한 인성을 포괄한다. 스펙은 흔히 일반 지식과 기술을 합친 역량을 가리킨다. 측정 가능한 전공 및 직무 지식을 비롯해 학점, 어학 점수, 자격증을 두루 포함한다. 경험은 본인이 사회에서 실천한 사례나 행위들을 가리킨다. 봉사활동부터 아르바이트와 인턴 경력 등을 뜻한다.
그렇다면 합격선은 어디에 위치할까. 태도, 스펙, 경험 각 역량에서 만점을 받으면 이상적인 합격생일 것이지만 현실은 다르다. 기업마다 인재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 세 가지 역량을 합산한 적정 점수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건 세 가지 콘텐츠 가운데 특정 역량에 쏠려 자소서를 작성하고 면접에 임하면 떨어질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가령, 태도가 아무리 좋아도 스펙과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능한 직원일 확률이 높다. 반대로 고스펙을 갖춘 직원을 뽑았더니 태도가 불량해 조직문화를 망쳤다며 후회하는 인사담당자도 여럿 봤다. 마찬가지로 태도와 스펙이 좋고 경험이 없으면 실천력이 떨어진다. 종합하자면, 한두 가지 역량에서 결핍이 심할수록 합격의 문도 좁아진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기업 트렌드는 협업을 통한 창조 마인드를 중요시한다. 이에 태도는 반드시 갖춰야 할 1순위 역량으로 꼽힌다고 한다.
이러한 취업 역량의 기준을 대통령의 자격에 치환해 보자. 태도는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믿고 맡길 수 있는'신뢰할 지도자'를 가늠하는 잣대다. 스펙은 국정 운영에 필요한 전문성과 이해력을 갖춘 '유능한 지도자'를 측정하는 지표다. 경험은 국가정책을 시행착오를 줄여가며 실천할 수 있는 '검증된 지도자'를 판단하는 거울이다.
이렇게 세 가지 역량마다 결핍이 발견되면 그에 따른 결격사유를 추론할 수 있다. 국가 지도자가 갖춰야 할 태도와 경험이 기대에 못 미치면 국민과의 공감도 정치권의 협치도 끌어내지 못하는 실패한 대통령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마찬가지로 태도와 경험이 취약한 고스펙 보유자는 화려한 훈장에 비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역량이 떨어질 것이다. 태도와 스펙이 낙제점이면서 경험만 많은 지도자는 수많은 시행착오의 늪에서 허우적댈 가능성이 높다.
취준생의 합격 역량만으로 국가 지도자를 뽑는 선거판을 설명하는 건 단순화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 게다가 진영 논리가 작동하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집토끼'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정해진 기호를 찍을 게 분명하다. 그럼에도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산토끼' 마음을 얻으려면 취준생의 준비 자세를 벤치마킹해 볼 만하다. 남 얘기와 남 탓이 아니라 태도와 스펙 그리고 경험에 기반해 자신의 서사를 풀어놓으면 된다. 그래도 정 모르겠다면 일자리를 찾는 취준생에게 간절하게 물어보기 바란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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